사랑하고 축복

군대간 아들에게 보냈던 편지들1

천사하야니 2015. 9. 14. 16:44

 

 

 

 

다락을 정리 하다가 아들아이가 군시절 받았던

편지들을 모아둔 가방을 발견했다

성탄카드와,친구들이 보낸 편지들 중에서

반듯하고 단정한 필체의 내 편지들만 추려 모았다

( 요즘 아이들은 우리때처럼 노트필기를 하지 않으니 글씨들을 특히 남자 아이들은 잘 못 쓴다)

 

 

내가 보낸 편지를 나중 새로 보니

그 때 그시절 아들을 군에 보내고 마음 졸이던일이 생각이 난다

십년의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은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으로 살펴 볼수 있고 ,

또 이 편지글들을 내 블로그 방에 저장해 두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글쓰기 좋아하는 엄마니 아들에게 편지 매일 보내진 않았냐고

누군가 그러드만 정작 살펴보니 그리 많지 않아, 그래서 옮길 마음 생겼는지도 모른다

혹시 아들이 빠뜨린 편지가 더 있을지 모르나

꼼꼼한 성격상 그럴리는 없을것이고

 

아들 아이 입대 할 그때도 블러그를 할때니 입대병 엄마로써  쓴 글 여러편도 있다

제대 하면서 집으로 가져 왔고 지금은 기억도 안 할 이 편지들이

아들아이가  먼 훗날 지 아들을 군에  보낼때 엄마 , 아빠가 보낸 이 편지들이 생각 나겠지  

 

아들 아이를 군에 보내던 그 때,그 시절에  사십대 중반의 나와 오십대 초반의 남편이

아들을 군에 보내고 그리워 하면 쓴 편지들이다

몇 장 되지 않는 남편의 편지글은 올리지 않겠다

 

 

아들 2005년 1월 4일 입대

 

훈련병때 쓴 글

 

 

사랑스럽고 이쁜 내 아들 명아

 

오전에 잠시 나가는 길에 우체부아저씨랑 딱 마주쳐

우편함에 금방 넣은 너의 군사우편을 설레는 마음으로 가져왔단다.

 

편지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편한 메일로 ,전화로 주고받는 시대인지라

너의 글씨가 또박한 편지를 받자마자

엄마는 눈물이 핑 돌고 그리고 참 오랫만에 펜으로 쓰는 편지를 쓴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가 입대하고 난 뒤에도 매일이 혹한이라

날마다의 일기예보에 꽁꽁 얼어붙는 겨울에

그 윗쪽은 훨씬 더 추울텐데 하고 동동거렸다

군사훈련 지치지 않고,잘 해낼수 있게 해달라고 온 식구 열심히 기도했단다

 

입대할때 입고 간 옷이 소포로 오던 날도 얼마나 춥던지

혹시 쪽지라도 있나 이리저리 주머니를 뒤졌는데

아들녀석은 무심도 하더라

 

2월 15일이면 5주 훈련을 마치고 간다고

전화자동응답이 그러더구나

 

오늘은 이제 1주 훈련을 했고 군에 간지는 2주가 되는구나

날마다 고된 훈련과 여러 배우는 일들을 아빠도 잘 아시는지라 염려를 많이 하신다

한편으론 어딜가도 무얼 맡겨도 하는 마음 있어

잘 해내리라 믿기도 하시고

 

오뚜기 카페를 통해 군복 입은 모습을 보았다

여전히 하얗고 통통해 보여 안심도 되지만 궂은일 한번

안해본 귀공자 울 아들이라

믿는 만큼 염려도 커 가슴 조린단다

 

기대했던 특기병이라 다행이다

그러나 매사에 조심조심 알지

할머니도 건강하시고,아빠도 잘 계시단다

정이는 무슨 핸드폰 회사로 아르바이트 나가는데 야근이라 얼마나 할지

토잌도 배우러 가고,대학 생활 큰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단다

 

4월13일이 백일 휴가라는데

3월에 엄마,아빠 면회 갈수 있겠니

 

아들 열심을 다하고 씩씩하고 늠름한 대한의 건아가 되길 바란다

 

 

 

*******'

1월21일

 

사랑하는 아들아

이제 강훈련 받기 시작했지

어제 예술 회관에서DMZ라는 영화를 보니 신병훈련이 나오던데

총을 들고 누워서기기도 하고, 기압도 많이 받고 ,선착순 달리기등 힘들어 보이더라

 

남의 아들 군에 보내고 하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도 덤덤하더니

내 아들 보내고 나니 군 이야기만 나와도 귀가 쫑끗해져

이제 25년이 넘은 아빠의 군 시절도 자꾸 되물어 보곤 한단다

 

아빠가 편지 써오면 같이 부치자는걸 하루라도

빨리 보내고 싶어 우체국에 가서 가장 빨리 보내는걸로 달라고 하니

얼굴 익은 직원이 사서함은 안그래도 된다고 벌써 그런 큰아들이 있냐고 하지만

젊은 엄마눈에도  울아들은 아직도 몸도,마음도 더 자라야 할 아이같이 생각된단다

 

 

한 내무반에 열네명인가,같이 훈련받는 동료가 있고

조교님이 계시고,나중 자대 배치 후 서로 달라 나눠지기도 하겠지

여자인 엄마는 모르지만 군필한 멋진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군대이야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는것 보면 인생의 젊은 날에

고생한것이 평생을 간다고 하는게 맞는것 같아

 

우리아들 명아

힘들고 어렵더라도 강인함으로 이겨내고

특히 너무 추운 이 겨울에 감기 조심해라

 

정이는 어제 야근을 끝으로 아르바이트는 그만두었고

아직 월급은 한푼도 받은것은 없다

학교 기숙사 신청 할려고 컴퓨터 앞에 앉은 정이 따라 앉았다가

너희 내무실 카페 다시 한번 보고 왔다

울집.친가,외가 처음 입대라서 온 친척들 다 궁금해한다

동생들 남긴 꼬리글들도 있는데 거기선 컴에 접속할 시간없지.

잘 지내고 시간 나면 편지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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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사랑하는 아들아

새봄 새 학년이 시작되는 오늘 이구나

후반기 교육으로 새로 옮겨가는 바람에 한참만에 보내는 편지구나

편지는 어쩌다 전해지지만 엄마는 늘 너에게 보내는

우리집의 자잘한 가정사랑 이런저런 손님이 다녀가는것을

엄마 홈피에 따로 저장을 해두니 기회가 닿으면 울 아들 볼수 있겠지

 

오늘 편지를 받고 부대배치가 어디로 가게될까 궁금해

조회 해 보니 3월22일이 되어야만 알수 있다고 한단다

누가 어디로 가는가는 미리 알아내지는 않는것이고 ,

우리 아이가 어느 부대로 가는걸까를 알려주는 사이트 같더구나

 

수요예배에 참석하니 좀 이른 시간이라 찬양단이 연습하느라 부산하드라

울 아들도 이시간에 예배드리겠구나 싶으니

엄마가슴이 말 할 수 없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우리 아들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며

언제나 축복받는 삶이 되어 달라고 두손을 모았단다

 

정이도 오늘 입학했단다

졸업식 때문에 OT 에 참석하지 않아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다던데 다행히도 혜민이가 2학년에 있고

초딩때 3번이나 한반했던 석원이도 경영학부에 있어

어제 저녁엔 셋이서 학교 안내를 받았단다

 

정이는  머리도 조금 노랗게 물들이고,하얀 얼굴에  요즘 아주 아주  더 예쁘단다

거리에 나가면 이뻐서 사람들이  돌아 볼 정도라ㅡ좀 오버 했나 흐

 

아들 고딩때도,대학때도 객지지만 늘 전화할수 있었늣데

군대에 가고나니 어쩌다 목소리만 듣고

어쩔땐 정말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 입대전 찍은 사진을

보고 또 본단다

 

지금까지 건강스레 잘 자라준 아들이 고맙고

군대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그리고 반듯한 우리 아들이 되길 바린다

 

할머니도 건강하시고,큰 외삼촌네도 이쁜 전원 주택지어 입주했고

,정희는 사년 전액 장학생으로 그냥 외삼촌 계신 그 학교로 갔다

수능점수가 너무 아깝드라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