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날의 데이트
오늘 바쁘신가요
별 다른 일 없으면 사무실로 찾아가도 되나요?
왜 무슨일이 있어 그런것은 아니지만 점심시간에 갈까요?
기도회 마치고 전화해 보고 오라고요
맛있는 제육고기볶음을 점심으로 사 준다고요
당신 사무실 지하의 여러 식당중에서도 맛이 최고라고
벌써 여러해를 월식으로 때마다 드시는 그 곳이 잖아요
대기업에 오래 다니다가 처음
사업이라고 사무실을 차리고 나갔을때나
또 제법 사업이 잘 구를 땐 찾아오는이 많아 다른 더 좋은곳
맛집으로 대접 하던 적도 물론 많았었지요
그곳은 사무실 밀집 상가 지역이라선지
너른 식당에도 사람들로 북쩍이네요
인심좋게 듬뿍 듬뿍 담아준 반찬들도 맛갈 스럽고
언제라도 그렇듯 식성좋은 우리 부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그릇 뚝딱 해 치웁니다
정말 맛나게 잘 먹었네요
아이고 뽀얗고 복있게 생겼네요
남편이 신세를 많이 집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니
사람 좋아보이는 주인할매의 덕담이 돌아옵니다
질금질금 내리는 비가 땅을 촉촉히 적셔줍니다
저렇게 내리는 비는 가문 이땅을 적셔주고
메르스도 완전 소멸되길 기대 하지요
잠시 사무실서 따끈한 차도 마신 후에 배도 부르니
비 내리는,빗속에 잠긴 공원길을
남편이랑 우산을 펼쳐두고 걷고 싶어졌습니다
낙동강변을 끼고 길게 조성된 동락공원은 비가 내릴 때가 참 아름답습니다
4주차장 샛길에서 들어서면 비 적신 잎새의 대숲이 울리는 소리가 다른세상으로 옮겨준것 같습니다
비가 내려서,주중이래서 어쩌다 지나다니는 이들 외엔
공원은 한적하고 조용 합니다
그러니
이 아름다운 공원길의 초가집도,수련이 핀 연못도
자전거가 지나가는 자전거 도로도.여기도,조기도
여러군데의 아무도 없는 팔각정도
하다못해 토끼 모여사는 토끼굴도 오늘은 모두 다아 내것입니다
남편이랑 빗속길을 걸으니 예전 처녀적시절도 생각나고
둘이 함께 나란히 걷는 이길이 그저 즐거워집니다
우산이 뒤로 젖혀지는것도 아랑곳 없이 곳이 스마트 폰에
영상을 담아봤지만 이미지로 담기는것 보다
그저 우산으로 빗방울 구르는소리 이 분위기가 좋습니다
공원 아래 저 쪽 낙동강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강변은 잡초가 우거진 길이 끝간데 없이 너른데
그 땅에 왜 전에는 짓던 농작물을 심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두어시간에 기분 좋아라 하는 스스로를 잘 압니다
더 많이 기도 해얄것도,우리의 염려도 잊고 마는 단순함은
세월이 흘러 나이들어도 어찌 변하지 않으니 그런것이 천성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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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도회를 마치면 으레 셋이 어울려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한주간 밀린 수다로 왁자하던 모임이
요즘은 지진부진하다
첫째는 막내 까불똑이가 정년을 한 후 집에 있는 신랑
점심 차려야할 상황이라서 기도회에 불참 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불면증으로 그 좋은 커피를 멀리 해야하니
카페를 가기보다는 들길을,걷고 싶은 마음 크기때문이고
세째는 한주간에 한번씩 셋이서 매주 빠지지 않고 만나던
세월이 구년을넘고 ,십년이나 될 시간 동안 주고받아 켜켜로 쌓아져 가는데
누군가 빠져 달랑 둘 되면 어쩐지 어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