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장구경
선산장날
아침겸 점심을 늦으막히 먹고 주말 텔레비젼을 보다보니 시간은 훌쩍 잘도 흐른다
창밖은 바람은 세차게 부는듯 해도 ,바깥 날씨와는 상관없이
고르게 퍼져 거실 깊숙이 까지 들어오는 햇살로 온 집안 훈훈하다
그래도 신랑이랑 보내는 주말
그냥 집안에만 죽치고 있긴 아까워
바람도 쐴겸 바깥 나들이 어디로 갈꼬나
매달 이일과 칠일 닷새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선산 장구경이나 갈까
왼갖 가을 추수 꺼리 시기는 한참이나 지났고,뭐 특별히 염두에 살 만한것 없더라도~~~
남편이랑은 백화점 보다
시장구경이 훨씬 기세등등 할수 있다
한시가 넘었는데 지금 가면 파장이다
갈라면 일찍 서둘러 야지
그라면 떠리미로 살것 있음 사지요 뭐라고
신랑이랑 이리저리 던지는 대화가 재미있게 이어진다
그라고 전통시장의 장날이래도
대부분 이 도시의 시민들이니 물물교환도 아니니 아마 장은 진 종일 열릴것이여
지금 요때 두시쯤이 장날의 피크여
집에서 가까워도 주말 장날 맞추기 쉽잖고
마트니, 슈퍼가 코 앞에 있어 장날엔 싼것 많아도 해마다 연중행사가 된다
승용차로 이십분도 걸리지 않아 장터에 도착했다
시장초입에 있는 대형 주차장으론 들어가고 ,나오는 차들로 뽁작되고
도로 이쪽 저쪽으로 주차된 차들로,사람들로 웅성댄다
파장은 커녕 겨울 해 최고로 높아 덜 추울 바로 이때에
사람들이 몰려 나왔나 보다
다행히 빈 자리 나는 유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 해 두고
신랑이랑 나는 본격적인 장날 장구경 하러 시장안으로 들어 선다
고등어,갈치.조기,오징어가 꽁꽁 언 상태로 손님을 기다리는 어물전에ㅡㅡㅡ
올핸 유독 밀감이 싸네
사과.유자,소쿠리에 다섯개나 담긴 배가 오천원이여ㅡㅡ과일전ㅡㅡ
무우,배추,시금치에,대파에,말린 무우시래기.ㅡㅡㅡ채소전이여
양 쪽 길 가장자리로 각종 여러 종류의 천막가게들이 끝도없이 이어져 있다
추워 동동 싸맨 장꾼들도,호객을 하는 장사치도 경상도 사투리가 정겹다
제일 많은것이 어물전,각종 건어물전,그다음이,옷전ㅡ아이옷전,어른들 옷전,등산복전,
고무 장갑을 켜켜롷 쌓아 둔 잡화전, 몸에 좋은 건강차전,과자전,골동품전ㅡ오래된 놋그릇,요강도 있다
신발전,그릇전,갈대인지 억쇠인지 옛날 빗자루도 있는데 삼천원이니
만드는 사람은 개당 대체 얼마가 떨어질까마는 하나사게 된다
군데군데 여러 먹거리들 튀김이야,각종 전이여
박스에 세마리 얌전히 앉아있는 하얗고 이쁜 강아지가 한 마리에 삼만원 이라고 한다
바람도 쉬지 않고 부니 햇살 고와도
날씨는 차 장갑도 털모자도 벗을수 없다
그래도 이리기웃,저리기웃 대다가 장터의 별미,국밥집에 나래비로 줄지은사람들을
보다 보니 덩달아 시장끼 돌아 줄 끝자리에 우리도 함께 서고 말았다
고기 굽는 냄새가 쥑여 준다
국이 설설 끓고 양념된 돼지고기가 지글대며 석쇠에서 익어가는 비닐 천막안에
서너개의 탁자가 있고 뒷방에 또 네개의 좌탁이 있는데 빈자리 나기가 바쁘게
사람들이 들어가 앉는다
선지국과,닭개장을 구별해 한 그릇씩 주문하니
금방 공기밥과,깍두기,김치,고추짱아치로 꾸려진 한상이 나온다
뚝배기에 담겨진 국은 몹씨 맵고,뜨거우며,그 얼큰함이 추위를 싹 가시게 한다ㅡㅡ
그런대로 제법 먹을만 하다
이젠 둘러보기를 마쳤으니. 장보기를 하면 됀다
겨울밭에서 얼며 녹으며 자란 대파를 한단을 사고
돌돌이에 끌고온 어느 할머니의 손수 지었다는 팥을 한 되박 만원을 주고 샀다
시장통에 가장 크게 자리해서 맘대로 시식 할 수 있는 전통과자전에서
색색의 여러 모양의 꽈배기도 담고, 부채과자도, 강정과자도 이것저것 욕심껏 골라 담으니 구천원이요
빠질세라 주는 덤은 기본이니 맛보기로 요것도 주이소ㅡㅡ
돌아서 나오다가 아직도 뜨끈한 손 두부를 또. 한모 사 담는다
날씨는 더욱 더 가팔라져 차가우니
이제 장구경 그만하고 집으로 돌아 갑시다아
한시간을 기웃거렸고, 쇼핑바구니도 가득 차 올랐으나
머리속에 튕기는 주판알은 지출이 크지 않으니 하하 웃는 마음 부자만 같아라
손이 시려 스마트 폰에도 사진 한장 담지 않은것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