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날 몇일을 서울에서`보내다
서울은 가을이 길더라
남편의 갑상선 수술이후 일년에, 한번 갖는 정기검진차 함께 서울로 왔다
오고 가는 하루 당일 치기도 가능하지만 . 언젠가 곧장 되돌아 가던
지난 서울행때 차멀미로 몹시 고생하고 난 후 서울행은 으레 몇날씩은 기본이다
항상 그렇지만 남편은 곧장 집으로 내려가고
나는 아이들 집에서 한 이틀 머물며, 볼일도 보고 아이들과 맛난 것도 먹을것이며
서울의 못 가본 거리를 더 춥기전에 둘러 볼 생각이었다
지방사는 사람으로 으레 갖는 동경 같은 것일지도 모르는
한번씩 서울에 오면 이번에는 또 어디를 가볼까 하는 설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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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다는 일기예보도 들은듯 하다
잠시 비가 내렸었나. 도로는 축축하게 젖어있다
춥지 않을까 챙겨입고 나와선지. 도로를 꽉 메운 인파탓인지 체감온도는 일기예보 보다 높다
습기 머금은 낙엽이 밟히지만 가로수는 아직도 바래어가는 잎새들이 남아있다
도시의 특성상 많은 차량들이 내 뿜는 열기와,
어디를 가도 정말 넘쳐나는 사람들 탓으로 차가운 날씨를 덥히는가보다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노오란 색깔로 물든 가을철이 되면. 어디라도 아름답다
우리 도시엔 앙상하게 나뭇가지만 남아 쓸쓸하게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려 주는데
끝났던 가을이. 이곳은 아직은 진행중이듯 빛 바랜 은행잎들이 수북하게 떨어지며 휘날리는 중이었다
그렇게 어느 오후는 강남의 일번지 인가 강남로를 걷다가 왔노라
높은 빌딩도 끝이 없더라
젊은이들이, 비슷비슷한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주말이라 몽땅 다 쏟아져 나왔는가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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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성당
딸아이랑 오전 주일예배를 마치고 명동거리를 구경 가기로 했다
예전 젊은이들의 거리,멋과 유행의 거리 였던곳이며 외국 관광객이 넘쳐난다고 ~
비싼것만 있는것이 아니라 싸고 이쁜것이 많다는 이야기도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는 거리아닌가
딸아이집에서는 좀 거리가 있지만 서울은 어디라도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어 가기 수월타
매트로는 환승할때 이동거리를 꽤 걸어야 하지만 대신 아무리 멀어도. 막힐 염려 없으니 좋다
회현역에서 내린 명동은 재작년인가 올케랑 찾은 남대문 시장, 바로 옆이다
정말 비탈진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검은 머리,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잠깐 이곳이 오사카의 도톤보리나 , 신사이 바시거리인지 상해의 신천지인지 갑자기, 사람멀미가 난다
소설속에, 영화속에 등장하는 명동성당을 찾아 걷는다
야.참말로 아름답고 웅장하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을 쫓아
박해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고 순교한 분들이. 하나님나라에서. 얼마나 귀할꼬
몇몇이서 미사중인지 기도중인 본당에서 나와 딸도 잠시 머리를 숙인다
명동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니 중국말로도,일본말로도 가게앞에서
호객행위와 떠드는 소리, 왕왕 대고 시끄럽고 붐비는 명동거리가 더 이상 흥미도 없다
성모님께 기도 하는 어느 외국인 부부
김대건 신부 흉상
길거리 노점 먹거리 가게에서, 핫바를, 핫도그를, 왕만두를 사 먹으면서 기웃 거리다가
별로 멀지않는 거리이니 살것 많고 볼것 많은 남대문시장쪽으로. 걷자꾸나
주부들이나 좋아 할 시장 구경으로 딸내미를 이끌고 갔다
멀리서 온 엄마니 ~~니가 봉사해야 하는겨~~
남대문시장은 정기휴일로 상가 대부분 문을 닫았고, 또 적당히 지쳐 돌아가기 위해
길을 찾다가 정말 눈에 딱 띈~~~~우리의 남대문
쳐다보는 순간 가슴 밑에서 욱 하는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 찬란했던 우리의 국보 1호 남대문을 우리들은 이제 다시는 못보게 되었다.
방화로, 불에 타 없어지고 말아버린 ~~~ 전 국민의 눈물로 새로 지었어도 남대문은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
앞으로 천년이 지나면 그땐 그 시대 사람에게 줄란지-----
속상하다 ㅡㅡ그저 보기만 해도 좋던 //////,흐뭇했던 우리의 국보 남대문
다시 딸아이 집으로 갔던 길 그대로 되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