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옥수수
감자에 이어 삶은 옥수수도
여름이면 내가 좋아하는 주전부리에 속하다 보니 남편에게 아직도 나는 강원도 비탈출신 이라는 소리를 듣게된다
그리고 나 또한 이 소리가 듣기에 싫지 않으니 해마다 여름이면 먹게되는 옥수수,감자에 한껏 욕심내도 당연한일이 되는것이다
어제 오후에 숙이 언니가 괴산대학 옥수수를 택배로 주문했는데 오십개나 되어 보관 하기도 그렇고 너무 많다고 반씩 가르자고 연락이 왔다
마침 목장식구들 저녁준비로 분주할때
연락이 와 퇴근하는 남편을 시켜 찾아오게 하였다
그래 초복날이니까 황기백숙을 끓이는 중이고 디저트로 찐 옥수수 하면 되겠구나
한 푸대 싣고 온 옥수수중 한 열 자루는
급히 삶는다
옥수수는 따서 시간이 지날수록 물기가 마르고 맛이 없어진다
그러니 쪄서 냉동보관을 하는데
냉동실 경유한 옥수수도 처음의 맛보다
못한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
오늘 참석할 목원 세가정에 서너개씩 나눠주면 되겠다
옥수수하면 강원도꺼
그중에서도 태백산지의 찰옥수수가 쫀득하고 알알이 깨물때 바로 고맛을
아 어떻게 표현 해얄지 최고중의 최고인데
그래서 해마다 우체국 택배로 몇번이나 주문해 먹곤 했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사니 어릴적 집앞 손 바닥만 텃밭에 아부지가 심어 여름방학때 우리들 옥수수 먹었던 어릴적 기억이
내 살아온 평생의 입맛과 그립던 추억으로 자리 한다
옥수수 따야될 때 객지로 유학 간 큰 오빠가
방학이래도 못 오고 있을때에 엄마는 옥수수를 따 여러개씩 묶어 마루 위 천장 모서리에 달아놓고 오빠오면 먹을꺼라 하셨었다
냉장고는 구경도 못 한 시절이니
방학내내 오빠가 오지 않아 옥수수알이
너무 바짝 마르면 옥수수알을 물에 불려
팥이랑 사카린 넣어 푹 무르게 삶아 먹었던
어릴적 기억이 있다
아 그래 또 있다
옥수수 속 껍질을 잘게 찢어 나뭇가지에 묶는 풀 각시를 내가 얼매나 잘 만들었는데
고걸로 인형놀이를 하며 동화속의 왼갖 공주이름을 부쳐 깔깔 거리던 기억도 저장되이 있구나
오늘 아침에도 뒷베란다에 밀쳐 두었던 옥수수를 저리 방치하면 안 됀다
더운 날씨엔 자칫 방심하면 금방 뜨고 만다
옥수수 다섯자루를 겉 껍질을 맨 안 쪽 두어 잎 남기고 수염도 다 떼 낸 후
냄비에 물을 잠길 만치 붇고 삶는다
소금 약간 과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를
좀 넣는것 내 입맛의 필수 조건이다
화력 센 가스 불에서 두꺼운 냄비는 금방 포르르
끓기 시작했고 옥수수는 순식간에 익어버렸다
음식은 뭐라도 뭐라도 요리해서 곧 바로 먹는것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맛을
느끼게 해 준다
따끈따끈 뜨거운 옥수수를 아침겸 으로 먹기 시작했다
물론 토요일 사진강좌 들으러 가는 남편이랑 찐 옥수수 먹을 마음으로 새모금만큼 조금 아침밥을 먹기도 했지만
앉은 자리에서 연달아 세개째 집어드니
실컷 먹었구나~
이제 올해는 더 이상 옥수수 생각나지 않겠구나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