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 세 켤레 ~~`
강추위로 온 세상은 꽁꽁 얼어있습니다
삼한 사온은 단어로서만 기억에 남은듯 한 열흘 중 하루 정도 포근했을까
다시 강추위 한파를 몰고 오는 시간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예전 보다 훨씬 더 추워졌는가요
예전 보다 우린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따슨 옷들 을 입고
난방이 잘 되는 곳에서 지내고 자동차를 이용해 다니니 추울 시간이 잠시 뿐일테지만
춥다 추워를 외고 다니니 우리 몸의 체감온도는 나이에 비례하는가 봅니다
한 열흘 전에 이곳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내릴때는 그저 좋아라 마음에 남편출근도 하기전에
일찌감치 놀이터까지 눈길에 발자욱을 남기고 돌아왔고
쌓인 눈들도 며칠 질척거리다 얼어붙으니 동토의 온세상 ~~
우리 아파트 바로 앞 응달길의 두꺼운 빙판길은 새 봄이 와야만 다 녹을까여
바람 찬 뒷동산도 동녁쪽 양지바른 곳은 다 녹아 없어졌지만
언덕배기로 나뭇둥지로 계단을 만들어둔 그 길도 ,
산등성이로 돌아 경사없이 걷기 편한 그길로도
낮동안 잠시 부드러워진 햇살에 녹다 말고 다시 밤에는 얼어 붙어
녹지 않은 눈들이 얼음이 되어 미끄러움을 염려해 마트에서 아이젠을 구입 했다
네개의 뽀족한 쇠가 신발 바닥 아래를 고무로 고정해 조심스레 걷다 보니
이 나이가 되어도 내가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 또 있구나 싶어 집니다 ~~~
최근 이삼년간 찾아온 혹한 탓인지 ~~~~~
아직도 겨울의 한 복판이고 눈이 내릴거란 예보도 잦아 따슨 방한화가 필수입니다
그중에서도 양털 어그 부츠의 인기가 대단해 정말이지 주위사람들 다 신고 다니는것 같다
쉰 중반의 은옥 언니가 신어도 이쁘고, 세살짜리 보배가 신고 다녀도 이쁘다
~~요즘 제 발이 세켤레의 부츠로 호강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 저것 기분따라 신고 나가는 별 특색없이 수수한 비슷해 보이는 검은 색이지요
십여년전 겨울이다 보니 필요 할듯 해 구색 맞춰 거금들여 장만한 반 부츠가 있었다
남편도 잘 나갈 때라 꽤 알아주는 메이커로서 아직까지 가죽에 윤이 자르르 나긴하는데
약간 높은 굽이 오래 걸으면 조금 부담스럽고 ~~또 모양이 어딘가 구형이다
재작년인가 매달 월간지 처럼 배달되어 오는 홈쇼핑 책자를 보고
뒤적거리다 또 지름신이 강림해 세무 반부츠를 샀는데 ~~
웬걸 가격 비교 별로, 걸으면 소리도 똑똑 발도 따습지 않고
일년도 안돼 굽과 발바닥 수선비 일만원 추가로 들어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정말 신발은 신어보고 사야 한다
전기난로불가에서 콩닥 대다가 살짝 눌러 먹었다 ~~~그래도 아까워 버리긴 싫고 ~`
젊은처자들이나 모양새가 멋진 이들이 롱 부츠를 신으면 멋지다
기모 쫄바지를 안에 넣고 신고 다니는 모습은 경쾌하게 보이기 까지 한다만 나는 못 샀다
무릎아래의 롱부츠를 나도 신을까하니 신랑의 나이값 운운에 나이값을 지키고 있다 ㅎㅎ
가격면에서도 비싸고 싼것이 하늘과 땅 끝이지만
이쁘면서 안 싸 보이고 따스한것으로 서문 시장을 진출해 샀구먼 ~`
반부츠 발목에 까만 털이 빙 둘렀고 3센치 통 굽이 편안하며 따스하다
막 신고 다니기 아까워 현관에 둔채 다른 헌 신발 부지런히 신고 다닌다
이 나이에 난 세 켤레의 반 부츠를 소장하고 있다 ㅎㅎㅎㅎ
예전 어릴적엔 한 켤레의 신발로 살았던것 같다
리본이 들어간 고무신이 다 닳거나 ,작아져야만 새로 사 주셨고
중학생이 되어서 신었던 맹꽁이 운동화도 2킬로를 걸어서 통학 하다보니 참 빨리 낡아 졌었다
그때랑 비교하면 그 만큼 욕심이 많아서였나
한때는 유명 상표가 아니면 신지 않을 만큼 허영속에서 살았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신발은 어느 회사서가 아닌 얼마나 편안한가를 먼저 찾게 된다
신발장을 열어보면 참 많은 종류의 신발이 가득 차 있다
운동화,등산화,여름구두,가을구두,통굽 구두, 샌들, 롱부츠, 슬리퍼
화려하고 굽 높은 대부분의 신발이 딸내미것이고 ~~
내것도 세어보니 열 다섯켤레도 넘는구나
우리는 한 인생 살면서 몇켤레의 신발을 신다가 버리고 신다가 버리고 ~~그럴까
누구는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나이란 소설을 그래서 썼나 보다
한 겨울 세켤레의 부츠를 가지고 사는 난 참 여유로운 사람 ~~~
그렇게 세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