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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소천하셨습니다.

꽃과 화분 키우기를 좋아하고, 책과 시를 즐기며

작은 일상에서도 늘 감사와 행복으로 미소 짓던 봄꽃 같던 저희 어머니,

여러분들의 친구이고 이웃이던 블로그의 하야니가 지난 주말 하나님의 품에 안기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질병에도 무너지지 않고

웃음으로 가족들을 위로하고, 기도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투병 생활을 버텨왔었는데

이제는 이 땅의 소임이 다 끝났는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작별을 고하였습니다.

 

더 이상 질병의 고통과 항암의 부작용이 없는
차디찬 메스와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없는
꽃과 향기가 넘실대는 곳에서
천사들과 그리웠던 우리 할머니, 부모님을 만나 좋은 시간 보내시는 중이겠지요.

 

엄마는 긴 시간 블로그를 통해 엄마의 일상과 이야기, 추억과 삶을 기록하였고

켜켜이 쌓인 이 시간들이 저에겐 언제고 열어 볼 수 있는 엄마의 회고록이 되었습니다.


그간 여러분들께서 주신 따스한 위로와 인사들이 엄마에게 얼마나 큰 힘과 응원이 되었는지

일일이 전해드리지 못해 아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살아계신 동안 벗이 되어주셔 감사합니다.

교감과 선한 영향력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리가 멀어도 마음이 늘 가까웠던 것은 모두가 가지고 계신 진심 덕분일 것입니다.

 

글을 남겨주시는 많은 분들이

모녀간의 사사로운 대화에 늘 등장하던 엄마의 생활이고 취미이며, 삶의 소재고 자랑이었습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할 만큼 감사드립니다.

 

엄마가 나누었던 사랑을 간직하고
힘껏 받은 그 사랑의 몫으로 단단한 뿌리가 되어 세상에 발 딛고
늘 보답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기억과 사랑은 늘 심지로 남아있음을,
지금의 눈물과 아름다웠던 지난 추억이
늘 저를 살리고 숨 쉬게 하고 있음을 다짐합니다.

 

고맙습니다.


딸 드림